지금의 직장이 벌써 십년이 되어가는군요. 거리가 좀 있는 회사를 다닙니다.
전철로 출퇴근 5년,
그후 버스노선이 생겨서 버스로 출퇴근 5년.
노약자석에 관한 이야기가 하고 싶습니다.

십년전에는 노약자석이란것이 모두 있었지만, 그 개념이 잘 실천되지 않았었습니다.
제일 먼저 홍보가 되기 시작한것은 전철 노약자석을 노약자에게 양보해야 한다는 것이였습니다.
지금은 전철을 타면 노약자석이 비어도, 서서 갈지언정 앉지 않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십여년전엔 노약자석의 개념이 약해서 어느 자리건 다 섞여 앉았고, 또 일부 양심없는 사람들은 노약자가 나타나도 양보를 하는 일이 없었습니다.
보통은 10대나 20대의 사람들이 양보를 하는 편인데, 저 또한 20대일땐 그에 대한 비화까지 많이 들렸었습니다.
모.. 노인한분이 자리 양보를 안했더니 때렸다는 둥...그런 기사도 있었죠. 그로인해 싸움이 나서 노인을 폭행하는 그런 일들도 뉴스에 나고.. 그러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후 전철 한칸의 맨앞과 맨뒤의 3명이 앉을수 있는 자리는 노약자석으로 자리 매김하고,
어느새 노인분들은 1-1, 1-4의 칸에서 주로 타시죠.

노약자석이란것이 굳이 있을 필요가 없는것인데, 일부 양보를 모르는 사람들때문에 이런 홍보를 하고...
그렇게 해서 어렵게 노약자석을 차지하시니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또다른 수난이 있군요.
노약자석 홍보엔  한가지 오류가 있습니다.
노약자석을 따로 내놓다보니, 노인분이 그 칸에서 자릴 못잡으면 양보를 받지 못하고 서서 가는 사태가 발생하더군요.
노약자석이 저기 있는데... 노약자석이 아닌곳에 앉은 사람이 굳이 양보를 해야할지 고민을 하는 사태인거죠.
옆사람의 눈치를 보며, 혹시 누가 일어나지 않을까... 상대의 나이를 가늠하면서 양보를 할까 말까?... 등등의 고민을요.

'로버트 치알디니'는 '설득의 심리학'이라는 책에서 '사회적 증거의 원칙'이란 말을 합니다.
사람들에겐 주위의 누군가와 비슷해지려는 속성이 있어서 무리 속에 있을때엔 선뜻 자신의 소신을 발휘하지 못하고 판단력이 흐려진다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 많은곳에서 누군가 위험에 처했을때와 단둘이 있을때 누군가 위험에 처했을때
도움을 받을 확률이 단둘이 있을때가 월등하게 높다는 테스트 결과가 있었다 합니다.

그런고로 이런 홍보를 통해 사회 전체가 그것을 인지하도록 하는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문제 제기를 하고 싶은건.
버스 노약자석입니다.
사실 몇번은 화가 났습니다.

왜 버스에도 분명 노약자석이 있는데 양보를 안할까요?

아마도 이런 이유일듯합니다.

전철에 비해서 서서 가는게 불편합니다. 흔들림이 많고, 통로가 좁아서 사람에 치이고, 손잡이를 잡고 서있다해도 높이가 높거나 불편하고, 서 있으면 무료함을 달랠꺼리로 책을 읽는다거나..문자를 보낸다거나.. 그런게 불가능하다라는 거죠.
단순히 서있다 정도가 아니라, 서서가는 동안 내내 양보한것을 후회할지도 모르죠.

첫번째 사건,

일전엔 버스 노약자석에 앉은 젊은 사람을 보았습니다.
그 앞에 검버섯이 피고 흰머리도 상당히 보이시고 주름이 좀 있으시고 키가 작으셔서 손잡이를 못잡으시고
거동도 연세가 있으셔서 살짝 느리신 분이 자리를 잡으셨습니다.
딱히 호호할머니는 아니지만 60중반은 족히 넘으셨겠다 싶은 분이셨습니다.
헌데 이 젊은 사람은 노약자석에 앉아서 mp3를 들으면서 핸드폰 문자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누가 탔는지 알게 무엇이겠습니까?
옆자리 사람들은 대체로 40-50대 아저씨 아주머니셨고, 모두 그렇게 한참을 갔습니다.
그리고는 그 젊은 사람은 내내 문자만하다 내릴곳이 되었는지 짐을 챙겨서 일어나선 카드를 찍으러 갑니다.
헌데 그 할머니를 한번 쳐다도 안봅니다.  정말, 뒤늦게라도 보면 움찔이라도 할만한데, 그런 내색은 커녕
무심하게 시선한번 주고 내리더군요.

두번째 사건,

버스정류장이였습니다.
저도 퇴근후 놀다가 늦게 귀가를 하던차였습니다.
새벽한시인데도 버스 정류장엔 사람이 많았습니다. 대체로 젊은 사람들이였습니다.
그리고 정류장 의자에 한자리가 비어 있었습니다.
저는 앉았죠. 헌데 잠시후 한 호호할머니께서 사람들 사이에 비집고 서 계신게 보입니다.
전 계속 할머니를 보았습니다.
할머니는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찾으시는듯한데 말 붙일 사람을 찾는듯했습니다.느낌엔 버스를 찾으시는듯 했습니다.
잠깐새에 할머니는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가 쳐다보던 저와 눈이 마주치자 제가 앉아있는 의자로 오시더군요.
저기.. 여기.. 하고 말을 꺼내시려 하시더군요.
저는, 할머니 일단 여기 앉으세요. 하고 일어났습니다.
버스 정류장엔  버스는 한대도 안온 상황이고, 할머니를 앉히고 이야기를 들어드려야 겠다라고 생각한것이죠.
헌데 할머니는 앉으시기보다 말씀하시는게 급하신지  401번 버스가 여기서냐고 물어보십니다.
"할머니 제가 알아봐드릴테니 일단 여기 앉으세요."
하고 말하는 사이 누가 등을 탁칩니다.
돌아보니 20대 초반의 여자가 제가 의자 앞에 서있으니까 절 밀치고 앉은겁니다.
그 여자가 눈을 들면 그 앞에 서있는 저와 할머니가 보일텐데 말입니다.
헌데 그여자는 앉자마자 고개를 숙이고 mp3를 꼽습니다. 그리고는 핸드폰을 꺼내더군요.
그후.. 고개를 한번도 안들었어요.
전 너무나 어이가 없었죠.
여튼 할머니는 버스가 끊어져서 여차저차 가셨지만, 그 젊은 여자아이 정말 한대 때려주고 싶었답니다.


세번째 사건,

얼마전 만원 버스 안에 한 60초반의 체구가 좀 있으신 아주머니가 버스를 타시고는 상당히 힘들어 하시면서 서 계십니다.
사실 이분은 나 힘들어.. 하는 제스츄어를 상당히 하셨습니다. 민망할 정도로요.
헌데 이분은 검버섯도 없으시고 머리도 염색을 하신지라,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 보지 않으면 꽤 젊어 보이십니다.
역시 젊은 여자분 옆에 턱 서시고는 이리 흔들리고 저리 흔들릴때마다 중심을 못잡으십니다.
게다가 키가 작으셔서 의자 손잡이 밖에 잡을 곳이 없는데, 다 사람들이 잡고 서 있습니다.
헌데 아무도 양보를 하지 않더군요.

노약자석엔 30-50대사람들이  앉아 있고, 뒷문 뒤로 있는 자리에는 젊은 친구가 그 여자분과 저뿐이였습니다.

저 또한 부끄러운 일이지만, 참... 변명을 하자면 제가 앉은 자리는 맨뒤의 다섯자리가 붙은 뒷자석의 창가였습니다.
제 옆자리엔 연세 지긋한 아저씨가 산만한 체구를 가지시고 앉으신 터라, 입구가 완전히 봉쇄 되어 있었습니다.
게다가 제가 탄 버스의 뒷좌석은 턱이 너무 높아서 올라 앉기도 상당히 힘이 듭니다.
사실 아주머니가 맨뒷자리로 아주 잠시 왔다가 가셨습니다. 자리를 양보할 사람을 찾으시려는 요량으로 보입니다.
그때 전 그 아주머닐 처음 보았고, 여기라도 앉으시라고 할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제 옆자리 아저씨의 다리를 보았습니다. 아저씨의 다리와 앞자리 의자의 사이에 주먹 한개가 들어가기 힘든 공간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아주머니를 보았을땐 이미 버스 중간으로 가신후였습니다.
아무래도... 내가 아주머니를 힘들게 부른다 해도.. 그 자리엔 올라오시기 힘들겠다.. 라는 생각과, 중간까지 가신 아주머니를 큰소리로 부르면 다른 사람들이 민망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막 교차했습니다.
그리고, 아주머니가 타겟으로 했던 젊은 여자는 5정거장쯤 더 가서 일어났습니다.
헌데 내리진 않더군요. 그리고 그 다음 정류장에서 내렸습니다.
아무래도 본인도 일어날 타이밍을 놓쳐서, 민망해하면서 내릴 정류장보다 한정거장 전에 일어난듯하죠?
그 아주머니는 한시간 정도 되는거리를 가서 내린 저보다도 멀리 가셨습니다.
아마도 먼길을 가셔야해서 그리도 자리를 찾으셨나봅니다.

여튼, 말이 길었지만요.
결론은 이렇습니다.

많은 분들이 더 양보를 잘하고 남을 배려하지만, 소수의 분들도 조금만 더 주변을 살피고 배려했으면 좋겠다 라는 바람과 버스 노약자석도 좀더 홍보를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것이 제 소견입니다.

사람들은 역시 좀 불편하더라도 다수의 사람들이 하는 행동을 따르게 마련이고, 우리들도 주변의 눈치를 살피기보다 좀더 능동적으로 노약자에 대한 배려를 해야한다는 겁니다.

전철 노약자석은 심지어 노인분이 하나도 없어도 앉아있기만해도 괜히 찔립니다.
이것도 역시 홍보의 쾌거 인듯하지만, 사실 전 그건 융통성있게 대처할 문제라 생각합니다.
어떻습니까? 노약자석에 앉아도 빈자리만 많다면야??
교훈을 무분별하게 받아 들여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우리들은 버스 노약자석에 대한 개념 탑재가 되어야 할거라 생각합니다.



버스 노약자석을 양보하는 당신에게서 좋은 향기를 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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